유투브(YOUTUBE)의 두 창설자들은 이 웹사이트를 16억 5천만 불에 팔아 넘겼다. 이 때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린 수천만, 수억 명의 유저에게 돌아간 돈을 얼마일까? 바로, 0원이다. 온전히 그들의 콘텐츠로 일궈진 웹사이트지만, 정작 모든 대가는, 유투브란 이름을 쥔 이들에게 돌아갔다. 니콜라스 카는 그의 저서 빅스위치(Big Switch)를 통해, 이 같은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시장의 불공정성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한반도를 강타한 오디션 열풍도 같은 이치에서 살필 수 있다. 가수, 아나운서, 배우를 지망하는 개인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하지만 돈과 같은 물질을 실질적으로 쥐는 것은 마지막 한 명의 우승자와 해당 방송사다. 더욱이 이 개개인들에게 경쟁이라는 행위를 시킴으로써, 방송사들은 그들로부터 더 나은 콘텐츠를 뽑아내고 있다. 돈은 한 푼도 주지 않으면서다.
이렇게 ‘콘텐츠’들에게 경쟁을 시키는 것은 강자를 더 강하게 만든다. 정부와 중소기업들의 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해 교육과학기술부 등 몇몇 행정 부처들은 ‘더 나은 프로그램과 기획안을 가져오는 중소기업’에게 예산 몰아주기를 하겠다며 대대적인 오디션을 했다. 물론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의욕을 더 불어넣고, 전반적인 기술력 상승을 유도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이후로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입만 바라보며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모두 수용하고 보는, 일방향적 체제가 더 굳어졌다는 점이다. 오디션을 주최하고 콘텐츠를 총괄하는 주체에게 의존도가 더 강해진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다. 해당 방송사 오디션에 참여한 이는, 줄곧 그 방송사 오디션 참가자란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한다. 그들이 이룩한 높은 성과는 방송사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줬지만, 정작 본인은 이 꼬리표 때문에 자칫 일상에 제약이 걸릴 수도 있다. 취업문제나 사생활 침해가 그 대표적인 예다.
오디션 주최자들은, 참가자들의 가치에 보답해야 한다.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주장하는 ‘돈 주고도 못할 소중한 경험’이란 말처럼, 대가가 마냥 추상적이기만 해선 안된다. 콘텐츠를 만들어낸 데에 대해 실질적인 보상을 해줘야 한다. 실제로 슈퍼스타 K2의 경우, 이 오디션에서 떨어진 129만 9천9백여 명은 ‘참가했었음’ 정도의 경력 한 줄만 남겼을 뿐이다. 그들 덕에 한 층 재미있어진 것에 대해선 무엇 하나 손에도 쥐지 못한 채다. 이는 불공정하다. 카의 빅 스위치마냥, 해당 프로그램이 불이 꺼지듯 사라졌다고 해서 그들이 만든 모든 콘텐츠, 내용까지 가치를 잃게 해선 안된다. 프로그램 제작자들만 돈을 벌어가고 입을 씻는 게 아니라, 실제로 제작내용을 안겨준 이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돈을 지불해야 한다. 재주부린 곰에게도 은전 한 닢이 쥐어져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한 오디션 지원서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써있었다. ‘방송에 본인의 개인정보가 노출돼도 이의를 제기하지 말 것’. 그리고 실제로, 수많은 일반인 대상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신상이 털리는 아픔을 겪은 이들도 많았다. 뿐만 아니다. 전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심사위원으로부터 ‘독설’까지 들은 경우도 허다했다. 이에 대해 제작자는, “그에 대한 충고는, 곧 (개인정보를 헌납한 데 대한) 충분한 대가”라고 항변했다. ‘귀한 경험과 충고’라는 이 간단한 합리화가 사회에 판칠 때, 강자와 약자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마련이다. 경쟁을 붙이려거든, 그 게임에 참가하는 이들의 모든 노력에 돈이든 금이든 지불해야 한다. 말과 너스레로만 끝내기에, 약자는 너무 약하다.